도장장 칼럼 2 — 아이키도가 생각하는 실전
무술을 이야기할 때면 늘 따라붙는 말이 “실전”입니다. 요즘도 종합격투기 대회에서 누가 이겼느냐에 따라 어떤 무술이 실전에 강한지를 따지곤 합니다. 시합에서 증명하지 못한 무술은 실전성이 약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사전에서 실전은 “실제의 싸움”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싸움이 일어나면 싸우는 사람에게는 저마다 목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목적을 얼마나 잘 이루고 지켜 내느냐가 진짜 실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합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기기 위한 전략과 기술이 실전이고, 건강을 지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에 맞는 방법이 실전입니다.
아이키도를 두고 흔히 “상대를 위험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음을 보여 주는 무도”라고 말합니다. 아이키도의 목적은 상대를 다치게 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키도에는 다칠 수 있는 시합이 없고, 대신 자신의 기술을 보여 주는 연무(엔부, 演武)가 있습니다.
수련하는 방식도 같습니다. 기술을 거는 토리는 받는 우케가 다치지 않도록 최대한 보호하면서 기술을 온전히 표현하려 애씁니다. 우케는 자기 몸을 스스로 지키면서 토리가 기술을 온전히 펼칠 수 있도록 받아 줍니다. 두 사람이 이 역할을 번갈아 맡으며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아이키도 수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오전 수련에서 낙법을 연습하던 회원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머리로는 아는데 왜 몸이 말을 안 들을까요? 저는 참 바보 같아요.” 그러고는 스스로 답을 냈습니다. “잘될 때까지 계속 반복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무의식중에 나오는 습관이 있습니다. 상대가 공격해 오면 나도 모르게 더 세게 맞서려는 마음도 그중 하나입니다. 아이키도는 그런 마음을 다스려 나를 지키고, 나를 공격하는 상대마저 지키려는 무도입니다. 그리고 그런 몸과 마음은 반복을 통해서만 만들어집니다.
꼭 필요하다면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보다, 다툼이 생기지 않는 더 나은 길을 늘 고민하고 찾는 것. 그것이 아이키도가 생각하는 실전입니다. 함께 사는 모습이 점점 옅어지는 요즘,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아이키도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종 수정 2026년 10월 30일 · 공개한 뒤에도 내용을 계속 다듬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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