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장 칼럼 6 — 오늘도 도복을 입는 이유
도장에 처음 등록하는 분들은 대개 이렇게 약속합니다. “매일은 못 와도 일주일에 세 번은 꼭 나오겠습니다.” 등록하고 며칠은 곧 검은 띠라도 받을 사람처럼 누구보다 열심입니다. 그런데 한두 번 빠지기 시작하면 이번에는 나오지 못할 까닭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십 년 넘게 도장을 지키며 들어 온 까닭은 크게 네 가지였습니다.
첫째, “너무 바빠서요.”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이들과 놀아 주고 사람도 만나야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세상에 바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다섯 해 만에 검은 띠를 맨 우리 도장의 한 회원은 새벽부터 식구들 출근과 등교를 챙기고 밀린 집안일을 하는 주부였습니다. 열두 해째 다니는 한 회원은 도장에 오는 시간을 아예 일과표에 넣어 두었다고 합니다. 남는 시간에 운동하려 하면 시간은 영영 남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요일을 정해 일처럼 다니면 훨씬 쉬워집니다.
둘째, “아직 건강해서요.” 운동은 건강할 때 하는 것입니다. 감기에 한 번 걸려도 체력은 금세 떨어지고, 되찾는 데는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몸이 나빠진 뒤에는 운동할 힘조차 남지 않습니다. 걸을 수 있을 때 걷고, 구를 수 있을 때 굴러야 합니다.
셋째, “이 나이에 무슨…” 앞 장 칼럼에서 이야기했듯 아이키도는 늦게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몸은 어릴 때보다 굳었을지 몰라도, 나이가 있기에 이해가 빠르고 깨달음이 깊습니다.
넷째, “저는 소질이 없어서요.” 처음 온 분들은 선배들의 부드러운 몸놀림을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그 선배들이 쌓은 세월은 잘 보지 못합니다. 선배들도 저도 처음에는 엉망이었습니다. 날마다 “힘 빼세요”라는 잔소리를 들었고, 나는 왜 안 될까 하는 생각에 빠지곤 했습니다.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스스로 미리 재단할 까닭도 없습니다. 말을 배우듯, 기술도 끝없이 되풀이하면서 몸에 붙습니다.
사실 이런 핑계는 저에게도 찾아옵니다. 오늘은 바쁘니 내일 가자, 일이 좀 한가해지면 나가자. 삼십 년 넘게 도복을 입은 저도 다짐이 사흘을 넘기기 어려운 날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심삼일을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사흘마다 한 번씩 다시 마음먹으면, 그것이 쌓여 습관이 되고 습관이 모여 생활이 됩니다.
이 장에서 심사 기준과 수련 계획을 길게 이야기했지만, 결국 급과 단을 만드는 것은 꾸준히 도장에 나온 날들입니다. 저는 오늘도 이 네 가지 핑계를 잠재우려고 도복을 입습니다. 여러분도 작심삼일이면 충분합니다. 사흘 뒤에 다시 마음먹으면 됩니다.
최종 수정 2026년 10월 30일 · 공개한 뒤에도 내용을 계속 다듬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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