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제주 날씨가 34도를 웃돌고 있다.
습도 또한 매우 높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 한낮의 실외는 숨 쉬는 것조차 짜증이 날 정도이다.
그러나 푸른 하늘과 한가로운 구름들을 바라보면 너무나도 평화롭기만 하다.
운전을 하면서 차 안에서 보는 바깥 풍경은
‘아! 날씨는 정말 좋다’
하지만 창문을 내리면 훅 들어오는 뜨거운 기운에 얼른 다시 창문을 올리게 된다.
평화로운 모습이지만 결코 평화롭지 않은 날씨이다.
이런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실외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 도장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아무리 더워도 지하의 기온은 26도 정도를 유지했었는데 최근 지하실 온도가 28도를 찍고 있다.
정말 덥긴 더운 날씨라는 것을 온도계도 알려주고 있다.
에어컨은 운동이 끝나고 청소시간에 틀었었는데 요즘은 도장문을 열면서 에어컨을 켜는 게 기정사실이 되어 버렸다.
아무리 훈련도 좋지만 이런 기온에 아이키도 훈련은…
‘죽을 것 같아’
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퇴근 후 찾아오는 회원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 곳에 행복이 스며든다.
결코 쉽지 않은 훈련에 결코 쉽지 않은 동작들을 땀을 뻘뻘 흘려가며 집중하는 모습에서 나는 정말 행복한 무술을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새로이 들어온 초심자들의 눈빛에서 힘든 코로나 시절을 버텨내고 다시 일어나고 있는 도장의 모습을 알 수 있었다.
분명 느리지만 제주오승도장은 다시 일어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아이키도는 참 행복한 무술이다.
대부분의 무술은 적을 이기는 법이나 싸움을 잘하는 법 등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를 하고 시범을 보인다.
대부분의 호신술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아이키도 연무 영상을 보면 나게인 시연하는 사람과 우케인 받아주는 받아주는 사람의 조화를 표현하는 영상이 대부분이다.
단순한 호신술을 가르치기 보다 ‘적을 만들지 않는 법’과 ‘싸움을 피하는 법’,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가르치는 무술이다.
연무를 보면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만 표현하는 게 아닌 두 시연자가 물 흐르듯 조화가 잘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아이키도는 너무나도 배울게 많은 무술이다.
적을 만들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무도.
결국 행복을 알게 해 주는 무도가 아이키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주 더운 여름날에 든 생각이다.